어느 날 민속박물관에 놀러 갔다가 전쟁 때 쓰던 군용 철모에 긴 손잡이를 연결한 똥바가지를 보았다. 휴전 직후였던 내 어린 시절에 동네에서 흔히 보던 물건이, 박물관 진열장 속에서 조명을 받고 있었다. 군용 철모에는 턱 끈을 매다는 철제 고리가 양쪽에 붙어 있는데, 똥바가지는 이 고리에 손잡이를 고정시켜서 재래식 똥둣간의 똥을 퍼내는 생활용구였다. <중략> 똥바가지는 전쟁의 야만성을 생활 […]
고유의 무게를 확보하는 방식의 하나가 자기만의 생각인데, 이 책은 그 예시의 하나에 불과한 보잘것없는 흔적이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생각은 보통 눈을 감고 해도 좋지만, 저잣거리를 기웃거리면서도 가능하다. 바깥으로 뛰쳐나가기도 귀찮고 눈을 감기도 싫으면, 책을 펼쳐도 같은 효과를 얻는다. 모든 문학 작품은 구상이든 추상이든 삶의 풍경화다. 글로 묘파한 삽화를 곁들여 불분명한 몽상의 그림을 문자로 번역한 […]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며 모교인 연세대에서는 박사학위를 수여하고 교수로 임용하고 문학관을 세운다고 연일 뉴스가 나오고 있다. [문화칼럼]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한 비판적 소고(小考) » 임청화 교수 » 동성애 반대 집회로 삼각지에서 투쟁을 하는 교수로서 볼 때 그녀의 수상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여겨진다. 음악가이며 시인이기도 한 필자는 건전한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문학 작품이 선정이 […]
이 책에서 탐구한 많은 연구 방법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문화적 과정이 유럽, 중국, 인도 안에서만이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다양성의 형성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에 작용하는 자연 선택이 지금까지 설명한 종교적 믿음, 제도, 경제적 변화 등에 의해 창조된 세계에 서서히 반응을 나타냈지만, 유전자가 현대의 변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는 많다. […]
나는 살아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모든 관점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 나는 이어질 수 없는 나의 실존을 계속 살게 될 것이다. (…). 사람들이 완전히 자연스럽게 살아가지 못하는 부조리는 없다. 이제 내가 가게 될 길 위에 피할 수 없는 덫처럼 행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아우슈비츠의 굴뚝에서조차도 고통들 사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