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세이드 화재를 보며 드는 생각

우리는 2025년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큰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출발했다. 또한 그렇게 말이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었던가 하면, 우려 또한 적지 않았다. 

[시사칼럼] 펠리세이드 화재를 보며 드는 생각 »  글 조기칠 목사 »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캘리포니아의 팔리세이드 화재로 온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 금방 불길이 잡히리라고 기대했건만, 상황은 날마다 더 심각하게 진행되어 가고 있어 불길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통제 불능의 상태에 처해 있다.

화재의 원인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밝혀지겠지만, 이 부분에 대한 생각과 평가는 정치적인 스탠스에 따라 많이 다를 것 같다. 1월 20일부터 정권을 잡게 될 트럼프 당선자와 그 진영에서는 게빈 뉴섬 주지사의 무능과 지도력 결핍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해마다 발생하는 캘리포니아의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물 부족 문제는 다름 아닌 자연환경 보호를 목표로 삼고 있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에 경도된 주지사의 지도력 결핍이 그 원인이라는 시각이다. 이번뿐만 아니라 매년 발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산불에 대해 왜 그렇게 준비하지 않고 무능하게 대처해왔는가 하는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캘리포니아의 화재와 물 부족 상황을 위해 치수 관리가 주지사의 기본 중의 기본인데, 캐나다에서 흐르는 강과 호수를 특정 보호 물고기인 스멜트(Smelt)라는 희귀종 물고기의 보호를 위해 물의 흐름을 태평양으로 흘러가도록 방향을 바꿔놓아, 정작 필요한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고 소방용으로도 쓸 수 없게 해놓아서, 실제로 산불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물이 없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만성적인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물은 원래 캐나다에서 출발하여 북 캘리포니아에서 남 캘리포니아까지 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 물을 가지고 식수와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하게 되어 있으며, 소방용수로도 쓰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화재 때 소화전을 열어보니 반드시 차 있어야 할 소화전의 소방용 물이 없어서 진화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사용해서는 안 되는 바닷물을 퍼다가 진화 작업을 하게 되어, 오히려 자연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과 주류 미디어에서는 산불의 원인을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화재가 심화되었으며, 집과 집 사이에 5미터 거리의 완충을 두도록 되어 있는데, 그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진화가 어렵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가 이번 화재의 원인이라고 나름 설득력 있게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치가가 버니 샌더스 상원이다. 자신들이 처한 정치적인 스탠스 때문에 나름대로의 논리를 펼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번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리더십의 부재와 리더의 철학의 부재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이번 화재는 자연재해라고 보기보다는 인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정치가들은 상당히 다양성, 포용성, 보편성이라는 기치 아래 자연과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소수 인종이나 연약한 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당히 유익한 정책을 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혹자는 의도가 좋은 정책을 펴왔는데, 어쩌다가 일어난 이번 화재로 인해 결과가 좋지 않는 것만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해명성이 짙은 발언을 하여, 게빈 뉴섬 주지사나 지도자들의 정책에 대해 옹호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의 수상자였던 밀턴 프리드먼은 이렇게 말했다. “정책은 의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판단한다.”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성소수자들을 30%까지 채용한다든지, 방화 수조에 반드시 만일의 경우를 위해 물을 채워놓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리더는 미리 준비하고 적절하게 지도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것이 리더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화재와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밝혀내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글: 조기칠 목사/ 본지 클레식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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