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논단]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의 현황과 미래 전망: 재외동포청 출범 이후의 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는 2023년 재외동포청 출범을 기점으로 중대한 전환을 맞이한 대한민국 재외동포 정책의 최신 동향과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외교부 및 재외동포청이 발표한 최신 통계 자료와 정책 보고서를 중심으로 약 708만 명에 달하는 재외동포의 인구통계학적 분포 변화, 주요 거주국의 동향, 그리고 국내 귀환 동포의 증가와 같은 핵심 현안을 탐색한다. 특히, ‘제1차 재외동포정책 기본계획(2024-2028)’을 통해 구체화된 정부의 정책 방향, 즉 차세대 동포 정체성 함양, 맞춤형 지원 강화, 글로벌 한상 네트워크 활성화 등의 전략을 심도 있게 고찰한다. 연구 결과, 재외동포 정책이 과거의 소극적 보호 및 관리에서 벗어나, 재외동포를 국가 발전의 능동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복수국적 허용 연령 하향 논의, 포용적 ‘코리아니티(Koreanity)’ 개념 정립 등 미래 정책 과제를 제시하며, 지속가능한 글로벌 한민족 공동체 구축을 위한 정책적 제언으로 마무리한다.
1. 서론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있어 해외 거주 동포, 즉 디아스포라는 모국의 중요한 인적 자산이자 문화적, 경제적 영토 확장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 세계 193개국에 걸쳐 약 708만 명(재외동포청, 2023)으로 추산되는 한인 동포 사회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인구 절벽 문제의 잠재적 해결책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23년 6월 재외동포청(Overseas Koreans Agency, OKA)의 출범은 대한민국 재외동포 정책 역사상 중대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과거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던 재외동포 관련 업무를 통합하여 정책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한 것은, 동포 사회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이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본 연구는 재외동포청 출범 이후 발표된 최신 통계, 정책 보고서, 그리고 학술적 논의를 바탕으로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의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정책 방향과 미래를 전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의 인구통계학적 변화, 주요 정책 과제의 내용과 의미, 그리고 동포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재외동포 현황 및 인구통계학적 변화
재외동포청이 2023년 발표한 ‘2023 재외동포현황’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재외동포는 총 7,081,510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직전 통계인 2021년 대비 약 4.1% 감소한 수치이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안정화 이후 집계 방식의 현실화 및 일부 국가의 통계 정확성 제고에 따른 변동으로 분석된다.
재외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총 2,615,419명이었으며, 중국(2,109,727명), 일본(802,118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3개국에 전체 재외동포의 약 78%가 집중되어 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베트남의 약진이다. 베트남 거주 동포 수는 178,122명으로 5위를 기록하며 동남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한인 사회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러시아 내 동포 수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한편, 대한민국 내에 체류하는 외국 국적 동포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여 2024년 기준 약 8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박현주, 2024). 이는 취업, 노후 생활 등 다양한 이유로 모국으로 회귀하는 동포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국내 정착 지원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점이다.
3. 제1차 재외동포정책 기본계획과 주요 정책 방향
재외동포청은 출범 이후 ‘재외동포에게 힘이 되고, 대한민국에 힘이 되는 재외동포청’이라는 비전 아래 ‘제1차 재외동포정책 기본계획(2024-2028)’을 수립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재외동포청, 2025). 기본계획은 다음의 네 가지 주요 전략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재외동포 정체성 함양 및 차세대 육성이다. 전 세계 한국학교 및 한글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재외동포 청소년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국 초청 연수 규모를 2025년 2,600명 수준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차세대 동포들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둘째, 거주국에서의 안정적 정착 및 권익 신장 지원이다. 현지 법률 자문 서비스, 생활 정보 제공 등을 강화하고, 재외국민 보호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동포들이 거주국 사회의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구축 및 한상 네트워크 활성화이다. 세계한상대회를 내실화하고, 국내 중소기업과 한상 기업 간의 비즈니스 교류를 촉진하여 ‘한상경제권’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청년들의 글로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철승, 2025).
넷째, 포용적 재외동포 지원 체계 확립이다. 사할린 동포 및 그 직계 비속의 영주 귀국 지원을 확대하고, 국외 입양동포의 모국 방문 및 정착을 지원하는 등 소외된 동포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2025년에는 24시간 소통 플랫폼인 ‘재외동포TV'(가칭)를 개설하여 전 세계 동포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4. 주요 정책 쟁점과 미래 전망
현재 재외동포 사회와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쟁점이 논의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복수국적 허용 연령의 하향 조정 문제이다. 현행 국적법은 병역 의무 이행을 조건으로 제한적인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있으나, 우수 인재 유치와 차세대 동포의 유대감 강화를 위해 허용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코리아니티(Koreanity, 한국성)’의 개념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최연구 교수(2025)는 혈연과 영토 중심의 폐쇄적 민족 개념에서 벗어나, 한국의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고 기여하는 모든 이를 포괄하는 ‘열린 코리아니티’ 개념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담론이다.
국내 귀환 동포의 증가는 새로운 정책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주거, 의료, 취업, 자녀 교육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이다. 재외동포청이 2025년 계획 중인 국내 체류 동포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 통계 조사는 이러한 정책 수립의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이기성, 2025).
5. 결론
재외동포청의 출범은 대한민국이 708만 재외동포를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국가 발전의 동반자이자 글로벌 코리안 공동체의 핵심 구성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상징한다. ‘제1차 재외동포정책 기본계획’에서 나타나듯이, 정부의 정책은 차세대 육성, 경제적 네트워크 강화, 포용적 지원 체계 구축 등 다각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재외동포 정책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재외동포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이들이 진정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환대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복수국적 문제, 열린 코리아니티 개념 정립과 같은 미래지향적 과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 형성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정부, 동포 사회,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하고 상호 호혜적인 글로벌 한민족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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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2024, 12월 4일). 이상덕 “국내 체류 재외 동포 86만…다양한 목소리 정책에 반영”.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7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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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의창. (2025, 4월 29일). ‘글로벌 한상경제권’ 주제 동포 정책 학술대회 성황. https://www.oka.go.kr/web/webzine/postDetail.do?menu_cd=000052&num=190&board_num=6 (본문에서 이철승, 최연구, 이기성 등의 발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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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 (2023). 2023 재외동포현황. https://www.google.com/search?q=https://www.oka.go.kr/oka/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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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 (2025, 2월).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https://www.oka.go.kr/attach/cms/annoPost/2025/02/6229F588B4AE4D7D9A95D9C0AA34956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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