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하버드 대학 간의 문화 전쟁

트럼프 대통령과 하버드 대학 간의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대립을 넘어, 미국 사회의 가치관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 자유와 정부의 역할,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의 조화 등 매우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 만큼, 미국 사회 전반의 성숙한 논의와 더불어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시점...

[시사투데이] 트럼프와 하버드 대학 간의 문화 전쟁 » 

하버드 대학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학 중 하나로, 미국과 전 세계의 지식 엘리트와 정책 결정자들을 다수 배출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하버드 대학은 지적 권위의 상징임과 동시에 이념적 논쟁의 중심지가 되어왔습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정치 이념 및 사상이 진보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의 8개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이념적 대립으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념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해 국민들은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사상 및 이념 갈등의 중심에 하버드 대학이 서 있으며, 하버드 대학 내에서도 이 움직임의 중심에 있는 학부는 신학부(Divinity School)와 법학부(Law School)입니다.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과 사상의 갈등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통적인 트럼프 정부와 하버드 대학 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그 근저에는 정치, 사회, 인종, 젠더, 표현의 자유 등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을 ‘문화 전쟁(Culture War)’이라고 일컬으며, 그 중심 무대에 하버드 대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 문화 전쟁(Culture War)이란?

문화 전쟁이란 미국 사회 내 보수와 진보 진영 간 가치관의 충돌을 의미합니다. 주요 쟁점으로는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전통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성, 인종, 젠더 관련), 학교 교육에서의 커리큘럼에 대한 이념적 통제 등이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주요한 대립점입니다.

  • 하버드 대학은 전통적으로 진보적이며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며, 이는 보수 진영인 공화당이나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이념적 편향’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가 됩니다.
  •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도 보수 성향 인사의 초청이 취소되거나 보이콧되기도 하며, 강의가 방해받기도 합니다. 이는 ‘캔슬 컬쳐(Cancel Culture)’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자신들은 표현과 학문의 자유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견해와 다른 보수적인 학문에 대해서는 배격하고 보이콧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1. 반유대주의(Anti-Semitism)

이번 하버드 대학과 트럼프 측의 갈등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건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입니다. 이전에도 학내 이념 갈등은 늘 존재해왔지만, 이번처럼 눈에 띄게 표면화되거나 크게 뉴스화되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이번 갈등을 부각시키면서 미-중 갈등의 측면에서 접근하거나, 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하버드 대학 간의 개인적인 갈등 문제로 희화화하는 보도를 하는 등, 본질에서 벗어난 접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사 데스크의 수준과 의도를 의심하게 합니다. 이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접근 방식입니다. 물론 미-중 갈등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중국은 하버드 대학의 중요한 경제적 후원 주체 중 하나입니다), 역시 가장 큰 원인은 반유대주의(Anti-Semitism)입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발생하면서, 하버드 대학 내에서는 이스라엘을 강하게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성명, 시위, 나아가 폭력 사태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대계 학생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며, 미국 사회 내 유대계 커뮤니티 또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유대계 동문들과 유대계를 지지하는 정치인, 기업인 등이 거세게 비판하며 반발했고, 일부 후원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로 인해 총장이 시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버드 대학 간의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대립을 넘어, 미국 사회의 가치관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 자유와 정부의 역할,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의 조화 등 매우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 만큼, 미국 사회 전반의 성숙한 논의와 더불어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도 하버드 대학은 그 상징성으로 인해 미국 전체 대학 사회와 세계 대학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화 전쟁의 선두에 계속해서 서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 공화당 보수 정치권에서는 하버드 대학이 이념 및 사상적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다양성(Diversity), 공평성(Equality), 포용(Inclusion)과 학문적 자유 사이의 균형을 맞출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반유대주의(Anti-Semitism) 문제로 과격한 학내 소요를 겪었던 또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인 컬럼비아 대학은 정부 측과 대학 간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 나가는 모습이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바라기는 하버드 대학 역시 과격한 폭력과 자존심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조기칠 목사/ 뉴욕,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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