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0, 2024

절망과 함께 정처 없이 떠나는 겨울 여행

F. 슈베르트, 겨울나그네(Winterreise), D. 911  – 제가 살고 있는 이곳 뉴저지에도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세찬 겨울바람은 몇 장밖에 남아 있지 않은 정원의 도토리 나무들과 단풍잎들을 사정 없이 내리쳐, 이제는 모든 낙엽이 떨어진 채 앙상한 가지들만이 세찬 동부의 겨울바람을 견뎌냅니다.   [클래식산책] 절망과 함께 정처 없이 떠나는 겨울 여행 »  글 조기칠 목사 » […]

December 2, 2024

허송세월

어느 날 민속박물관에 놀러 갔다가 전쟁 때 쓰던 군용 철모에 긴 손잡이를 연결한 똥바가지를 보았다. 휴전 직후였던 내 어린 시절에 동네에서 흔히 보던 물건이, 박물관 진열장 속에서 조명을 받고 있었다. 군용 철모에는 턱 끈을 매다는 철제 고리가 양쪽에 붙어 있는데, 똥바가지는 이 고리에 손잡이를 고정시켜서 재래식 똥둣간의 똥을 퍼내는 생활용구였다. <중략> 똥바가지는 전쟁의 야만성을 생활 […]

November 19, 2024

영화 ‘엘비라 마디간’과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협주곡

1960~70년대 영화팬들에게 ‘엘비라 마디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스웨덴 장교와 서커스단 소녀 엘비라 마디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클래식산책] 영화 ‘엘비라 마디간’과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협주곡 »  글 조기칠 목사 » ‘엘비라 마디간’은 1960년대 영화로는 파격적인 아름다움과 인상주의적인 연출 기법으로 유명합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흘러나오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2악장 안단테는 영화 곳곳에서 사용되어 감동을 더합니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협주곡 21번 또한 큰 인기를 끌고,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부제로 불리게 […]

November 13, 2024

대륙 주(州)

섬 주(州)자는 원래 대륙 주(洲)자로 두 강 사이에서 시작된 최초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글자이다. 주(州)자 한 가운데 있는 모양은 두 강 사이에 있는 큰 육지의 형태이다. 이는 에덴에서 흘러나온 물로 왼쪽은 유프라테스강, 오른쪽은 티그리스강을 이루어 내려가다가 강의 하류에 이르면 하나로 합류되어 페르시아만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좌우의 굽은 두 획은 물 수(水)의 생략형으로 […]

November 1, 2024

존엄성 수업

고유의 무게를 확보하는 방식의 하나가 자기만의 생각인데, 이 책은 그 예시의 하나에 불과한 보잘것없는 흔적이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생각은 보통 눈을 감고 해도 좋지만, 저잣거리를 기웃거리면서도 가능하다. 바깥으로 뛰쳐나가기도 귀찮고 눈을 감기도 싫으면, 책을 펼쳐도 같은 효과를 얻는다. 모든 문학 작품은 구상이든 추상이든 삶의 풍경화다. 글로 묘파한 삽화를 곁들여 불분명한 몽상의 그림을 문자로 번역한 […]

October 22, 2024

J.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 Op. 26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진보와 보수적인 역사관을 가진 분들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뼛속까지 보수적인 역사관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분의 4.3 사건이나 5.18을 보는 관점 등 많은 부분들에 있어서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역사가가 보는 역사관과 문학가가 보는 역사관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클래식산책] J.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 Op. 26 »  글 조기칠 목사 […]

October 15, 2024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한 비판적 소고(小考)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며 모교인 연세대에서는 박사학위를 수여하고 교수로 임용하고 문학관을 세운다고 연일 뉴스가 나오고 있다. [문화칼럼]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한 비판적 소고(小考) » 임청화 교수 » 동성애 반대 집회로 삼각지에서 투쟁을 하는 교수로서 볼 때 그녀의 수상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여겨진다. 음악가이며 시인이기도 한 필자는 건전한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문학 작품이 선정이 […]

October 7, 2024

The Last Concert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

리파티는 갑자기 연주하고 있던 오른손을 내려놓았다. 얼굴은 창백하고 몸은 곧 허물어질 것만 같았다. 그는 큰 병을 앓고 있기는 했지만, 무대에 오른 그는 그날의 연주 프로그램을 잘 소화해 내고 있었다. [클래식산책] The Last Concert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 »  글 조기칠 목사 » 바흐의 파르티타 1번,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8번, 슈베르트 즉흥곡, 그리고 마지막이자 그날의 연주회의 백미인 쇼팽의 […]

October 1, 2024

위어드(WEIRD)

이 책에서 탐구한 많은 연구 방법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문화적 과정이 유럽, 중국, 인도 안에서만이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다양성의 형성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에 작용하는 자연 선택이 지금까지 설명한 종교적 믿음, 제도, 경제적 변화 등에 의해 창조된 세계에 서서히 반응을 나타냈지만, 유전자가 현대의 변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는 많다. […]

October 1, 2024

동녘 동(東)

동녘 동(東)자로 쓰이는 이 글자는 원래 언약의 약속(約束)을 의미하는 언약 속(束)자와 같은 글자로 속(束)과 동(東)자는 봇짐 자루이다. 후손들은 의의 해로 떠오르실 메시야에 대한 약속을 봇짐 자루 또는 마음에 새기고 해가 뜨는 동쪽(東)으로 이동(移動)해서 갔던 것을 기억하며 만든 글자.   [갑골문자해설]  동녘 동(東) » 송태정 박사 » 동녘 동(東)자는 언약하다 속(束)자와 같은 글자로 동방(東方), 동이족(東夷族), 약속(約束)에 쓰이는 […]